응시구로 사용되어 온 천연 백수정 구로 외부의 풍경을 감상하는 황동 텔레이도스코프입니다. 어린 시절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나 반짝이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칼레이도스코프 교구를 경험했던 분들은 오랜만에 보는 모양에 이름을 기억하려 애쓰시곤 한답니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만화경이라고 부르지요.
월인공방에 큰 의미가 있는 제품입니다. 텔레이도스코프에 홀려 일본과 유럽, 미국의 벼룩시장과 앤티크 샵들을 돌며 찾았지만 마음에 쏙 드는 것을 구할 수 없었기에 배워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쉽게 살 수 있었다면 월인공방의 개업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는 기쁨과 만드는 재미는 같은 방을 쓰고 있지 않더라도, 한쪽이 채워지면 다른 쪽도 상대적인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으니까요.
물론 만화경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곳은 없었고, 금속공예를 배웠어도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야 했기에 많은 실패작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소재를 알아야 계획할 수 있고, 그대로 만들 수 있어도 누군가에게 팔만한 상품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배움을 준 뜻깊은 제품입니다. 비록 펀샵을 통한 첫 판매는 003. 윷놀이판 이었지만, 입점신청서에 처음으로 제안한 상품이었기에 002 번을 주었습니다.
길이는 20cm 안팎으로 성인이 한 손에 쥐기 좋습니다. 수정구와 안에 든 광학 유리, 그리고 황동 몸체와 천연 소가죽을 고무망치로 두드려가며 합을 맞추어 만드는 것이라 묵직합니다. 어린이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지만, 천진함을 격식 있는 복장 안에 감추고 있는 어른들에게 더욱 좋은 선물입니다. 갈색과 적색 가죽을 선택하실 수 있으며, 요청시 메시지를 깊이 각인하여 드립니다.
월인공방 익선동 매장 문의 02-640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