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오팔로 목걸이를 만들고 싶다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푸른 색에도 다양한 느낌이 있고, 특히 오팔은 크기만큼이나 보석마다 색감과 효과가 독특하여 직접 보는 것이 중요한 보석입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푸른 빛이 일렁이는 오팔을 짐승의 발톱으로 움켜쥐고 뒤쪽은 굵은 털가죽 모양의 은으로 덮었습니다.
공간감을 갖고 보석 안에서 살아있는듯 노는 색, 그리고 그것을 감싸는 실리카겔의 무르고 부드러운 느낌은 실물을 눈으로 보아야만 선택할 수 있는 개성을 가졌기에 고객님을 월인공방에 초대해야만 했습니다. 월인공방은 보석 재고를 많이 둘만큼 넉넉한 곳은 아니라 신용을 쌓은 여러 보석상들의 도움을 받아 보석을 대여해 와 소개해야 했답니다. 판매를 염두해 두지 않고 하나 두개 씩 수집품처럼 사 두었던 원석상인들의 푸른 오팔들을 모았지요.
과거 좋지 못한 품질의 오팔이 구매 후 집에서 금이 간 경우가 많아 소비자의 신뢰를 많이 잃은 면이 있는데다, 시장 가격을 결정짓는 붉은 색과 초록색의 불꽃이 없는 푸른색은 고가의 원석 거래에서 배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평가절하 당하며 한참을 유리장 안에서 쉬었을 푸른 오팔들이 오랜만에 월인공방으로 불려나와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던 며칠이었습니다.
주인을 만나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