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14>라는 게임 속 기사 아이메리크라는 캐릭터의 이어링 주문을 받았습니다. 왼쪽 귀에만 있는 귀걸이인데 왜 한쪽만 거는지, 이것이 누구에게 받거나 특별한 사연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장의 스크린샷을 찾아보며 캐릭터의 신장에 따른 귀걸이의 크기, 비율 등을 상상해가며 작업했습니다. 연한 청녹색이 나오는 다양한 불투명 보석을 검토하며 최종적으로 장석군의 아마조나이트로 결론지어 연마하였습니다. 경도가 높지 않고 특유의 층상이 있는 보석이기 때문에 착용자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분한 표정이 많아 잘 아껴줄 인물 같았습니다.
가상의 인물을 위한 보석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그의 행동양식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장신구처럼 보여도 책사와 무사의 보석이 다르고, 불을 다루는 마법사와 바람을 다루는 마법사의 보석이 다를 것입니다. 말을 타는 캐릭터의 보석은 따로 고민해야 하고, 주로 사용하는 무기, 그리고 전투 스타일과 숙련도, 왼손잡이인지 양손잡이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애착이 가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거나 허락된 방식대로 운용하는 것은 특별한 일입니다. 그들은 세계관 안에서 성장이 약속된 이들입니다. 누군가의 앞날을 신경쓰며 고생과 기쁨을 지켜보는 것은 자신도 함께 성장하기로 다짐하는 것이겠지요. 아이메리크라는 캐릭터를 아는 다른 분들도 함께 감상하실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의 공개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