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Amethyst Ea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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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Amethyst Ea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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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Project

아름다운 자수정 한 쌍을 찾아 보색인 노란 난집에 달랑이는 귀걸이로 세팅했습니다. 훌륭한 자수정, 오직 그것만을 돋보이게 하는 간결한 구조입니다. 자수정은 관광지 기념품샵이나 힐링스톤 판매점 등을 통해 저렴하고 친숙한 보석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주얼리로 세팅될만한 훌륭한 스톤을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한 쌍 찾아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직경 1cm의 원형을 원한다는 주문에 사이즈를 맞춘 라운드 브릴리언트(일반적으로 ‘보석의 모양’이라고 알고 있는 다이아몬드 모양), 상단의 테이블이 독특하게 연마된 스톤 등을 놓고 선택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안내하였습니다.

 

그 중 고객의 눈길을 끈 것은 세팅된 바와 같은 버프톱Buff-Top 스톤이었습니다. 상단은 캐보션으로 둥글리고 하단 퍼빌리온은 패싯으로 각을 준 형태입니다. 보석 속에서 반사되어 올라오는 아름다운 빛이 산란되어 부드럽지만 한편 어지러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다이아몬드나 루비 등 투명 보석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잘 채택되지 않는 커팅입니다. 보랏빛이라고 예외는 아니기에 최상질의 자수정이 있다면 상단에도 면을 치는 것이 정석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수정은 유독 캐보션과 패싯이 결합된 버프톱 커팅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세계 최고의 자수정 산지로 꼽히던 국내 언양산 자수정의 특징을 반영하던 관행이 이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수정은 창백한 자청색violet에서부터 자주색purple까지 다양한 색이 있는데, 혈색이 도는 듯 사랑스러운 자주색이 더 가치있습니다. 국내산 자수정은 자주색이 빼어나게 아름다우나, 색대가 고르지 않아 얼룩덜룩해 보이는 특징이 있었다고 합니다. 색대가 뭉친 보석은 큐릿이라고 하는 하단 꼭지 부분에 발색 부분이 오게 연마하면 정면 감상 시 색이 퍼집니다. 상단을 둥글리기까지 한다면 전체적으로 붉은 기운의 보라색이 올라오는 농담 없는 보석이 될 것입니다.

 

이런 설명을 하고 나니, 수집가치로 프리미엄이 붙은 국내산 자수정의 확보는 어렵더라도 버프톱으로 연마된 자수정을 세팅하는 쪽으로 정해졌습니다. 문의대로 정확한 1cm 보석들을 준비하여 함께 보니, 고객이 생각하던 바와 실물은 다르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1cm 정도라고는 했으나, 실제로는 1.3cm가 되어야 원하던 볼륨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자수정에 18K 금 세팅을 생각하였으나, 예산의 할당을 재분배하여 자수정의 중량과 퀄리티를 높이고 은 세팅을 도금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먼저 보석에 정을 들이고 필요할 때 세팅 금속을 업그레이드 하는 쪽으로 방향 잡으며, 이 작업의 주인공을 분명히 했습니다.

 

온갖 화려한 귀보석 사이에 수정이 탄생석이라며 탐탁치 않다는 2월생들을 종종 만납니다. 사파이어를 비롯해 보라색이 나는 보석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러나 자수정만큼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보라색이 발색되는 보석은 없습니다. 블루 사파이어의 청색이 초록색으로 가면 등급이 낮아지지만 수레국화같은 자청빛이 돈다면 최상품으로 갑니다. 붉은 색도 선홍색은 오렌지 사파이어로 떨어지지만 자적색을 머금어야 비로소 루비가 됩니다. 고상한 품위의 열쇠인 자색이 가장 흔한 보석에 최고로 아름답게 스며버린 것을 특별한 사건으로 여겨 주십시오. 2월에 태어난 것은 정말 좋은 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