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Jul 협찬 | 연극 《라스트 세션》

연극 《라스트 세션 (Freud’s Last Session)》 국내 초연(2020. 07. 10. – 2020. 09. 13.) 무대 소품을 협찬했습니다. 공방에 여러가지 잡다한 오브제들이 많아서 원래는 소품 협찬만 하려 했는데, 무대를 구성하는 가구 일부도 협찬하게 되었습니다.
지어진 지 오래된 주택에 살다보니 가혹한 사계절을 견딜 수 있는 고가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자코비안 스타일 참나무 가구가 당시 시대상을 구현하고자 했던 미술감독의 구상과도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일상 가구였기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졌지만 감수할만 했습니다. 당시 고민하던 텀블벅 펀딩 구상을 위한 일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무대를 통해 혼란스러운 과거에 접속했다가 나오는 경험의 반복이 훗날(2021.02.10. – 2021.03.21.) 진행된 🔗⟪격동의 시대를 여미는 아홉빛깔 채색주화 ‘대동은전 노리개’⟫ 텀블벅 펀딩 스토리를 생생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정이 있어서 신격화, 대상화 등에 대해 고민이 깊던 시기이기도 했고, 제가 🔗리처드 도킨스 기사같은 것에 폭소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에 있었던 사건 이후 늦게서야 말할 수 있게 되었는데, TV쇼에서 뚝딱거린다고 놀림받는 모범생에게 동병상련을 느낀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생업인데 예체능을 잘 못해서 언제나 의기소침하게 다녔었거든요. 연극 무대 위에서 연기를 고민해 보고 싶다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쓰이는 사람에게는 그냥 짤막하고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는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너무 늦게 알았지만.
당하고 나서 눈물을 찔끔거리는 딱한 모양새로 살고 싶지 않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엉성한 인생들아 견디자~

교수 역할이 옷처럼 잘 맞는 연기자들을 보니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인 것 같아서 고민하던 대학원 진학 문제에 대해 결심을 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앨리 맥빌⟫을 보고 변호사가 되면 안 된다던데 그만…ㅎ
이 인연으로 공방 펀딩 전시회를 도와주시고 대학원 진학에 조언과 격려를 나눠주신 남명렬 선생님께 특히 감사를 전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무대 있을 때마다 인사 드릴게요.
홍보에 실패한 협찬사의 시무룩한 일기 끝!
C. S. 루이스는 프로이트에게 당신같이 소품을 모으는 사람은 어떤 성향이 있냐고 묻는다.
— 띠용을 찾느라 (@wol_in_) July 29, 2020
프로이트의 답변을 들은 루이스는 "물건들이 사람보다 안전하죠"라고 한다.
대화의 배경을 협찬한 입장에서 가까이 두는 '완물'이란 정보의 외장하드, 기억의 단축키, 그리고 감각을 낚는 찌. pic.twitter.com/wzRFAwG2xo
이 아테네 상을 보면 함께 떠오르는 구로다 세이키(1866-1924)의 지(智)·감(感)·정(情) 시리즈.
— 띠용을 찾느라 (@wol_in_) August 5, 2020
일본어처럼 그림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한다. 메이지 일본에 충격을 준 여성 나체화.
대한제국관 홍보로도 유명한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탱화처럼 금선으로 그린 이 세 여신에 은상 수여. pic.twitter.com/lP8fTQj4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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