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Sep 논평 | 도시재생의 미학: ‘잠깐 잘 팔리는 도시’를 만드는 방법
익선동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 더 나아가 현재의 ‘도시재생’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가이 그 공간이 주는 매력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 매력은 익선동이나 서촌, 북촌에서는 한옥이었고, 성수와 을지로에서는 빈 공장들이었다. 이를 쫓아 도시를 새롭게 발견한다는 이들은 대형 자본에 맞서 그 동네 고유의 분위기를 지키는 일종의 보루 같은 역할을 자처한다. 홍대나 가로수길에서 일어났던 대형 자본에 의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익선동에는 반드시 ‘익선동’일 필요는 없었던 가게들이 가득하다. 성수동이나 을지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익선동은 그 공간의 문화적 가치를 발견한 사람들에 의해 ‘자원화’되었고, 익선동의 한옥은 훌륭한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었다. …(중략)… 익선다다는 ‘익선동이 완전히 자리 잡은 후 다른 죽어있는 동네를 사람 냄새 나는 곳으로 바꿔보려 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가게가 많이 들어서고 관광객이 많아지면,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이 되는 것일까.
쫓겨난 사람이 있고, 쫓아낸 사람이 있는 한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은 위선에 불과하다. 익선동을 떠나 다른 동네를 찾겠다는 이들의 말은 도시 '기획' 자체를 하나의 사업 아이템을 보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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