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The Genius Garn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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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Project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의 팬으로부터 소품 제작 의뢰를 받았습니다. 큐빅 지르코니아를 15mm의 정육면체로 연마하여 925 스털링 실버로 세팅하고 두 개의 자리가 있는 천연 양가죽 파우치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은 제품입니다.

 

지금까지의 주문제작 미션 중 가장 힘들게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작업이 시작하기 전 개인적인 궁금함으로 천연 알만다이트 가닛과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을 정육면체로 연마해 보며 ‘역시 천연으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라는 보고를 하기 위해 착수금을 모두 날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도면을 구하지 못해 (이 다음 버젼은 도면이 공개되어 있더군요) 동영상을 몇십 번 돌려 보며 회의를 했습니다.

 

영상을 그대로 옮기기 위해 3D 프린팅 작업으로 출력한 1차 시도는 3번 해 보았으나 실패했습니다. 안정성을 위한 최소 출력 두께를 지키면 그림과 같은 느낌을 살리면서 모든 면에서 아름답게 보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1mm 조금 안 되는 두께감은 15mm의 전체 느낌을 쉽게 망치더군요. 손으로 직접 원본을 깎는 조각 왁스 2차 시도도 비슷하게 두께의 문제로 실패했고, 직접 은판으로 세공하려 했던 3차 시도는 불 작업을 하기에 위험한 두께라서 시도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면에서 보이는 G자는 어떻게든 해 보겠지만, 뒷면에 얇게 접혀 엣지를 감싸는 부분이 문제였습니다.

 

그래도 어찌 어찌 모양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조각들을 붙이는 게 남았습니다. 8개의 꼭짓점이 모두 턱에 걸리는 방식으로 세팅되었는데, 금속에 두께를 줄 수 없는데다 은이라서 잠간 벌렸다가 딸깍 하고 걸리는 텐션을 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벌려서 넣은 다음에 오므릴 수밖에 없는데 원위치로 돌리기 위해 반대로 구부려야 할 자리가 차 있으니 그 때도 절망감 비슷한 것을 느꼈습니다. 섬세한 금속 작업에 대한 의견을 얻기 위해 치과에도 인터뷰 하러 다녔습니다.

 

아무튼 어찌 어찌 해 냈고, 하고 보니 복제가 불가능한 종류의 것이라 그런 원본 제작 작업을 한 번 더 해서 두 개 만들었습니다. 만화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것을 만들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첫 견적 내던 때부터 너무나도 배움이 많은 작업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이 포트폴리오 보시고 이 버젼의 지니어스 가넷을 주문하실까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참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