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Rem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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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Project

지하철이나 번화가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악세서리는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가꾸기 시작하는 이들을 안내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떤 색감과 형태를 좋아하는지 쉽게 알 수 있죠. 결혼을 앞둔 주문자께서는 수험생 시절 처음으로 귀를 뚫고 샀던 것들이라며 지금은 망가진 귀걸이 두 개를 맡겨 주셨습니다. 이 귀걸이들을 사며 푸른 보석과 길게 늘어지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셨겠죠. 그리고 그 취향과 추억은 쉽게 변하지 않아 오랜 시간이 지나 쓸 수 없게 되고 나서도 버려지지 않았고요.

 

가벼운 플라스틱 보석을 가공이 자유로운 철판과 철선에 본드로 붙여 만든 악세사리를 난발 물림의 은세공으로 다시 만들어 내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1.2mm에서부터 0.4mm 까지 다양한 선재를 뽑아 부속을 만들고 밑에 찰랑이는 화이트 토파즈 드롭을 몇 개 깨먹으며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겨우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악세사리와 주얼리의 문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멋진 작업이었어요.

 

사진으로 비교해 보니 보석은 보석이구나 싶더군요. 흰색 배경을 두고 투명한 판에 걸어두고 촬영한 두 번째 사진은 찍어놓고도 너무 현실 같지가 않아서 케이스에 넣고 한번 더 찍어야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