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공방 | 000. Antlers 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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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Antlers 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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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뿔 반지 의뢰를 받았습니다. 사슴은 정말이지 멋진 동물이죠. 예민하게 귀를 까닥이며 경계하고, 우아하게 걷습니다. 왕관이 나무에 걸리기 전까지는요.

 

손님들보다 더 공부해야 하는 입장이라 ‘다른 곳에서 더 좋은 것이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릴 때가 있습니다. 물론 기분이 좋을 수야 없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미필적 거짓을 말하기에는, 월인공방에 와서 맡기시는 분들의 정보검색력이 너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작게 숨은 공방에 찾아와 모험을 하실 수 없을 테니까요.

 

이 견적 문의를 받았을 때, 이미 나와 있는 멋진 사슴뿔 반지들이 많으니 좋은 기성품을 찾으실 수 있을 거라며 손님을 거듭 돌려 보냈습니다. 그러나 사슴뿔 반지는 많아도 1) 꼭 원하는 실루엣에 2) 사실적인 질감을 살리며 3) 손가락에 적절한 크기이되 4) 손을 사용하는 데 걸리적거리지 않는 반지를 찾기가 어렵다며 다시 찾아오시더군요.

 

비로소 마음대로 움직여야 하는 손님의 손가락에 딱 맞게, 사방으로 자라난 입체감이 있되 걸리적거리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원하시는대로의 그림자를 가진 왕관을 만들었습니다. 《한니발 Hannibal》이라는 드라마의 팬으로서 주문하시는 것이라기에 견적가 변동 없는 선에서 사슴뿔에 검붉은 가닛을 몇 개 세팅해 드릴 수 있다고 제안드렸습니다.

 

월인공방을 찾아내어 주시고, 머뭇거리는 이유를 알아 주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와 주시어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