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공방 | 000. 반지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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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반지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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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Project

사연과 고민이 섞인 견적 문의를 받았습니다. 취하면 손에 ^^와 e자같은 그림을 그려주며 웃는 얼굴이라 하는 술버릇을 가진 이를 위해서, 그 낙서를 활용한 반지를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월인공방은 원칙적으로 디자인을 제안해 드리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활용한 반지 모양을 여럿 고민하신 끝에 보내주신 메일이었습니다.

 

사실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갖고 싶은 것을 백지에 그려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입체와 질감을 가진 실물이 될 것을 염두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더욱 그러합니다. 제품의 디자인이라는 것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 기술과 소재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니 막막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손그림이나 사진을 부탁하는 이유는, 그림과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만큼 구체적인 의지만이 무언가 없던 것을 만들어낼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정수이기 이전에 무한하지 않은 연료입니다. 아주 작게라도 마음 속에 단단한 결정結晶 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에게만 월인공방은 그것을 씨앗 삼아 고체의 형상으로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결정은 아주 작은 것이었기 때문에 고민하신 것을 월인공방에서 많이 수정하며 의견을 드렸고,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포트폴리오는 물건이 아닌, 물건에 새기고자 하였던 손가락의 낙서로 이름짓습니다. 이제 반지가 낙서를 손가락에 돌려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