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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녀를 만들었습니다.   92.5%의 순은이 들어가는 정은은 얇으면 휘어질 수 있고 두꺼우면 비녀로서 무거울 수 있어 간단한 모양을 만드는 데도 많은 설명과 안내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힘든 일을 겪고서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주문하셨는데, 머리를 틀어 올리기 좋은 여름이 코앞이니 의논하던 카페 테라스가 생각납니다.   이것을 만들 때에는 누군가를 초대하고 상담할만한 책상 한 조각이 없어 공방에 찾아오는 고객님과 어느 카페를 갈지 함께 고민했지요. 이제는 함께...

18K 금반지에 세팅된 인조석인 큐빅 지르코니아를 모두 천연 다이아몬드로 바꾸고, 같은 모양에 탁한 암청색의 런던 블루 토파즈를 세팅한 은반지를 하나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큐빅 지르코니아는 천연석의 대용품인 인조석으로, 18K(75%의 순금 함유)나 14K(58.5%의 순금 함유) 등의 품위가 높은 금제품과는 사실 격이 맞지 않아, 월인공방같이 고객에게 많은 설명을 나누고 물건이 어떤 가치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합의되어야 판매에 이를 수 있는 곳에서는 작업하기...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엠블럼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찾아보니 작품 속의 주인공이 착용하는 목걸이에도 엠블럼이 있어서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을 것이니 잘 찾아보십사 안내 드렸지만 극중 소품을 본따 푸른색 플라스틱이 음각되어 있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하시어 주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날개뼈처럼 솟아나온 가지를 만드는 것은 큰 일이 아니었으나 위쪽에 떠 있는 구와 아래쪽의 보트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 고객님과 많은 의견을...

굳게 옆에 있어줄테니 언제든 걱정말고 기대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고목의 모양으로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다양한 나무 모양을 모아 함께 보며 어떻게 투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반지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답니다. 서울이 아닌 곳으로 가져다 주어야 한다시며 급하게 주문하시고 차 타러 가시는 아침에 찾아가셨는데, 저렇게 한 번씩 만나는 것이 간절한 사이를 연결하는 상징을 놓아드리는 작업을 맡겨 주시어 감사했습니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어떤...

순환, 변화, 완전함 등을 상징하는 우로보로스로 반지를 만들었습니다. 뱀과 우로보로스에 담긴 뜻이나 상징은 너무나도 방대하고 다양하여 여기에 구구절절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인공방의 손을 떠난 이 반지는 주인의 것입니다. 주인과만 말하고 주인이 원하는 때에 허락된 상징과 힘을 주면 될 것입니다.   사실적인 뱀의 얼굴, 검어보일 정도로 짙은 블루 사파이어 눈, 꼬리 끝을 장식하는 붉은 가닛, 그리고 시선에 따라 드러나는 무한대의 곡선이 담긴...

이 포트폴리오를 업로드하는 오늘, 2016년 3월 21일은 트위터 10주년이라고 합니다. #LoveTwitter 라는 해쉬태그가 많은 유저들의 타임라인을 장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공방의 소식을 알리고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통로로 트위터를 애용하는 월인공방도 트위터 10주년을 축하합니다. 필요한 단문을 수집하여 스스로 헤아리며 배울 수 있는 이 놀라운 도구를 만들어내고 유지시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트위터를 통해 침묵보다 소음이 필요한 세상을 체감했습니다. 한 명만 있어도 많을 것만 같았던...

귀여운 동물이 손가락을 감싸는 반지를 꼭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에 안달나게 매달려 있는 동물 반지를 볼 때마다 '부드러운 수지나 자기로 만들어 채색하는 게 훨씬 나은 소재 선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속이나 보석은 비싸고 귀한 재료지만, 그걸로 만든다고 언제나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을 만드는 데 금속만의 성질이 필요하고, 금속의 광택이 최선의 아름다움을 주는, 금속이라는 소재 채택이...

월인공방이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데뷔작입니다. 첫 기성품으로서 이보더 더 좋은 선택이 있을까 싶습니다. 북두칠성이 사계절의 하늘을 일주하는 모습을 금속의 반짝임으로 갈색의 가죽에 박았습니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흩어지는 황동으로 내 편이 이길 점괘를 던지며, 월인공방은 시작되었습니다.   성인의 새끼손가락만하게 주물을 쏜 황동 윷 네 개는 안이 꽉 차 있어 보기보다 묵직합니다. 부드럽게 깔아 놓은 바닥에 던지면 종소리를 내며 도, 개, 걸, 윷, 모를 내...

월인공방 명함입니다. 황동으로 만들고, 종종은 정은으로도 만듭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대규모로 빨리 팔아야 하는 일이 아니기에, 굳이 유명하지 않은 곳에 찾아와 주시고 일을 맡겨 주시는 분들께 선물하듯 드리고픈 명함을 만들었습니다.   종이는 허전해서 붙여준 것 뿐이고, 오너먼트가 명함입니다. 처음으로 많은 수량을 만들어내는 것이었기에 기성품처럼 001 번을 주었습니다. 뒷면은 넓지 않지만 그럭저럭 명함에 넣어야 할 정보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한영 병기를 하고 싶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