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힙스터와 젠트리피케이션.. 연남동 그리고 익선동

혼밥생활자의 책장 71화, 2017

논평 | 힙스터와 젠트리피케이션.. 연남동 그리고 익선동

우리가 옛날에는 예술가와 상업가라고 구분을 했지만 익선다다는 이미 그 조그만 동네 안에서 자기네 직영점이 여러개 있거든요. 익선다다와 월인공방은 둘 다 세입자라 하더라도 문화권력이나 경제권력이 다른 상황에 놓여 있어요. 이 사건에 얽혀 있는 한 주체가 하나의 정체성만을 갖고 있지 않고, 우리가 흔히 선악이라고 구분했던 것들이 뒤섞인 주체들이 여럿 있는 사건이라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이해도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새로운 젠트리피케이션 문화의 징후, 어떤 하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도 성격이 되게 달라지는 거예요. 복합적이 되고. 우리 사회가 복잡하고 새로운 변형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가고 있고, 그 모습을 이 월인공방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대나 이대에서 일어났던 다주체의 다양한 공간적 성격과는 다르게, SNS 마케팅 파급력을 이용해서 아주 소수가 유행을 위한 유행을 만들고 빨리 소모시켜 버리게 만들어서 오히려 황폐하게 만드는 사이클을 초래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단시간에 대안적인 공간같고 대단히 문화적인 특색을 갖고 있는듯 하지만 굉장히 상업적인 공간인 거죠.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점점 나아지면 좋은데, 붐 일어나고 집값만 올려놓고 땡인거죠.

우리나라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여러 지역이 치고 빠지는 식으로 바뀐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국의 특이한 ‘권리금 장사’라는 개념 때문 아닐까요. 한국에서는 끊임 없이 가게들이 생겼다 없어지고 음식에도 유행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사실 권리금 장사 때문입니다. 권리금이라는 독특한 제도로 인해 꼭 건물주와 세입자의 관계 뿐만 아니라, 세입자와 세입자 간의 관계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에서는 동네 하나의 단물을 빨고 의도적으로 새로운 동네를 핫플레이스라고 띄우기도 한다는 거죠. 이 모든 사태를 볼 때 익선동이 갑자기 뜬다고 기사가 뜨기 시작한 게 불과 1, 2년 전. 당시 막상 가보면 가게가 몇 개 없었는데 차세대 핫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한 기획성 기사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고작 많아봤자 4-5개의 가게들이 그저 젊은 감성으로 들어와 있을 뿐인데 자꾸 띄워주려고 하는 게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식으로 기획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플레이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핫’하다는 동네들. 빠르게 바뀌는 가게들과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상권 활성화다 구도심 재생이다 하며 그 ‘활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과연 모두에게 좋기만 한 걸까요?

혼밥생활자의 책장. 이번에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읽고 도시를 사는 사람에겐 피할 수 없는 질문,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with 소설가 박상영, 사회학자 노명우